심사작 모두 여행지에 대한 애정과 본인의 경험, 정보를 나누고 싶어하는 적극성이 첫 페이지부 터 듬뿍 묻어났습니다. 어쩌다 보니 해외살이를 하고 있어 한 번 써볼까, 라는 마음은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다양한 여행지에 대한 작가들의 진심이 전해져 진정성 면에서는 모두 백점을 드 리고 싶습니다. 또 다른 여행콘텐츠를 제작함에 있어 도움이 될만한 코멘트도 적어보았습니다.
0.독자에 대한 이해
후술할 포인트들이 이것에서 비롯됩니다. 에세이나 소설이 아닌 여행 가이드북, 유튜브나 영화가 아닌 여행 가이드북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여행지를 바탕으로 나누는 감상에 젖고 싶어서가 아니라, 작가 개인 경험과 사담이 궁금해서가 아닙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해당 여행지를 잘 아는 현지인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든, 엄선되고 선별되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구성으로 가독성을 최대한으로 높인 정보 엑기스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아 이 정보는 이 사람이 아니면 몰랐겠다’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정보가 많이 들어간다면 가장 좋겠지만 책 전체를 당연히 그렇게 쓸 수는 없기에, 같은 명소라도 저자가 많고 많은 관련 정보 중 꼭 알아야 할 배경, 정보, 뒷이야기, 현지인 노하우 등을 어떻게 정리했는지가 관건입니다.이렇게 검색하면, 이렇게 찾아보면, 이라는 안내를 한다거나 명소의 한글 표기만 제공, 홈페이지나 운영 시간, 입장료, 가는 방법, 대중교통 노선도, 지역별 지도 등 기본 정보를 누락하면 결국 독자가 한 번 더 수고를 해야 합니다. 최대한 독자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도록 저자가 몇 배 더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준비를 해주어야 합니다.
1.정리되지 않은 정보
얼마나 알려 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지 모든 심사작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면은 한정 되어 있고 한 스팟에 집중할 수 있는 독자의 집중력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에펠탑을 찾을 때 구스타프 에펠의 생애와 그의 커리어, 에펠탑의 공사 과정과 운영 관련 규정, 관광 관련 스탯, 뒷 이야기, 현지인들이 생각하는 에펠 등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요? 하지만 독자는 짧은 일정에 최대한 많은 곳을 보고 싶고, 바쁜 일상 중 이 책 한 권을 보고 명소들을 파악하여 일정에 넣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한 스팟당 한장이 넘어가는 정보를 주면 소화가 어렵겠지요?
이 정보를 독자가 알아서 이 곳을 찾아가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까? 이만큼의 지면을 할애할 가 치가 있는 유용한 정보인가? 를 염두에 두었다면 심사작의 대부분이 현재 분량의 1/4로 정리 될 수 있습니다. 남은 지면에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그만큼 그 원고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구성이나 문장, 사진 등이 아쉬웠던 부분은 사실 작가의 책을 읽을 독자의 입장을 조금 더 헤아리면 쉽게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라 모두 다음번 원고가 눈에 띄게 좋아지실거라 생각합니다.
2. 여행지를 어떻게 소개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았던 목차
현재 내가 쓰려는 여행지와 관련된 경쟁 서적은 물론이고 여행지와 관련없이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여행 가이드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순서로 정보를 전달하는지를 대부분의 심사작이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장 조사를 하지 않았어도 독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조금만더 했다면 좀 더 좋은 목차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딱히 크게 아쉬울 것은 없지만 이 원고만의 특별한 꼭지가 있다거나 고심하여 구성을 짰다거나 하는 것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행지가 각자 다른데 구성은 거의 같습니다.
정보가 분류되지 않고 주제별로 묶여있지 않으면 중요도가 가늠되지 않아 독자가 읽으면서 스스로 정리를 해야 하는 원고들이 많았습니다. 교통, 축제, 기후, 필요한 것 등 불렛 포인트로 정리해두면 좋을 정보들이 줄글로 나오는 경우 독자가 나중에 다시 찾아보고자 하면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요. 해당 여행지에서 하면 좋을 액티비티, 숙소 추천 (호텔/에어비앤비/호스텔/민박) 모두 소분류를 해두면 에어비앤비를 절대 기피하는 여행자는 아예 이 부분을 건너 뛸 수 있는 옵션이 생기지만, 분류가 되어 있지 않으면 독자는 원하지 않는 정보를 계속 읽어야 합니다.
3.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들
공모전 제목이 ‘2023 여행 가이드북 공모전’인데 오디오북 원고도 있었고, 여행 가이드북에서존댓말이나 1인칭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심사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비문, 부정확한 어휘, 불필요한 설명, 쿠션어, 설명이 없으면 모를 수 있는 유행어 등 가독성을떨어뜨리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또 같은 스팟이나 주제에 대한 정보가 앞에, 중간에, 뒤에 흩어져 있다거나 이미 안내한 사항을 또 안내하면서 중요해서 반복한다고 쓰는 것은 역시 소중한지면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한번 안내할때 효과적으로 전달하면 반복하지 않아도 독자가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4. 사진